젊은 세대들이 농촌 경제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농촌을 떠나다 보니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이 농업을 전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농기계를 이용한 농작업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농업안전에 대한 인식은 부족해 농기계에 의한 재해율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안전과 농작업 개선을 위해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농기계임대사업을 시행하였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기계 순회수리와 임대 사업을 시작으로 농업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목천읍에 있던 농기계 임대 사업장의 협소함을 해결하기 위해 성남면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장비 정비 및 정비 대기 장비를 보관하는 정비동과 직원 사무실 등이 있는 보관동으로 구분 지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남면에 위치한 동남구 농기계 임대 사업장
임대 사업장에는 굴삭기, 퇴비살포기, 트랙터, 이앙기, 관리기 등 다양한 농기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넓은 장소에서 한눈에 보고 선택할 수 있어 더 편리할 듯합니다. 또, 처음 사용하는 농기계의 사용법을 미리 배우고, 시운전까지 해보고 임대할 수 있어 농기계를 이용하면서 나는 사고도 예방할 수 있어 고령화와 여성화 된 농촌에서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농기계 사용법도 미리 배울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고 고를 수 있어 편리합니다.
농기계 임대는 지역에 주소를 둔 농업인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합니다. 우선 농기계 임대 사업장을 찾아 상담 후 사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동남구와 서북구에 사업장이 있고,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임대 농기계를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청소와 세척을 한 후 반환해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상담과 사전 예약을 통해 임대 가능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한 농기계 임대 사업 외에 농기계 순회교육 및 수리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과 자가 정비 기술을 강화하고, 수리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동남구 농기계 임대 사업장에서 순회 수리 일정이 있다고 해서 따라가 보았습니다. 천안 동면 수남 1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순회 수리팀이 오기도 전에 마을 주민들이 농기계를 갖고 와 펼쳐놓고 있습니다.
▲동면 수남 1리
▲마을회관에서 먼저 나와 수리팀을 기다리는 주민들
수리팀이 내리자마자 고장 난 농기계의 증상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오갔지만 30년 베테랑 함명호 주무관은 수리할 농기계의 순서를 이미 정해둔 듯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합니다. 1991년부터 순회교육과 수리를 계획하고 다녔지만 농촌마을이 고령화가 되다 보니 교육보다는 수리를 위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리팀이 오자마자 고장 난 부위를 이야기하는 주민
▲30년 베테랑답게 수리 순서를 정합니다.
마을회관 마당에서는 경운기와 같이 큰 농기계를 고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소형 농기계를 수리하고 있습니다. 농번기에 손발이 되어주었던 기계라 기름칠해가며 잘 썼는데, 칼날도 무뎌지고 모터도 나갔다며 마치 자식이 아파 병원에 같이 온 부모님 같은 마음입니다.
▲소형 농기계 수리 모습
또, 분무기 등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까지 있느냐는 말에 당연히 있다며 내어줍니다. 그러고는 장부에 받은 사람 이름과 부품명, 수량을 적어 농기계 수리에 들어간 부품값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농협에서도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부품값 전체에서 3만 원 이하는 무료로 지원해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부품마다 2만 원 이하는 무료로 지원해 준다며 주민들이 입을 모아 거의 공짜로 수리해 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니 순회 수리팀이 오기만을 눈빠지게 기다리는 듯합니다.
▲분무기처럼 소형 기계 소품도 갖추고 있는 수리팀
▲지원한 부품은 장부에 꼼꼼하게 적어둡니다.
기계만 고치는가 싶었는데 어깨 끈의 나사까지 수리해 줍니다. 작은 것이지만 어르신들이 고치려면 시내까지 나가야 하는데, 수리팀이 와서 세심하게 손봐주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고 합니다. 또, 젊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마을을 찾아주니 신이 나시는지 기계를 고치는 내내 옆에서 그동안 마을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십니다. 귀찮은 내색도 없이 수리하는 동안 말동무도 해드리고 기계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교육까지 곁들여줍니다.
▲세심하게 어깨 끈까지 수리해 줍니다.
▲어르신들의 말동무까지 해드리면 농기계 수리 중
바쁜 와중에도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는 동남구 순회수리팀은 2개 조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개조에 2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창 바쁜 농번기에는 주말도 없고, 아프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특히 작년 수해를 많이 입었던 수신면과 병천면을 돌면서 휴가도 없었다고 합니다. 수해를 입어 농기계조차 꺼내지 못하는 곳에서는 흙을 퍼내고 기계 수리를 해주고 온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전문 인력 부족이라고 합니다. 보통 기계를 만지는 일이 능숙해지려면 3~5년이 걸리는데 가르쳐놓으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고, 20년 동안 이일만 해왔던 분도 다른 부서로 가게 되어 직원 교육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또, 자주 마을을 찾고 싶지만 부품 구매, 현장 수리 업무, 행정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 연간 계획을 세워 마을 당 1년에 한 번밖에 방문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전문 인력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이 드는 수리팀
농촌의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의 어려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천안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직접 농기계 임대와 순회 수리를 담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교육과 수리 활동 등 현장 활동을 위해서는 전문 기술 인력 보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기술을 배우고 떠나지 않도록 행정적인 문제 해결도 필요한 듯합니다.
천안시농기계임대사업장
동남구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성남로 360
041-521-2966
서북구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오목모전길 38-17
041-521-2967
천안시농기계임대사업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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